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퇴사 후 6개월, 처음으로 돈을 벌기 시작한 날

by 다이어리1_1 2025. 4. 21.

퇴사 후 긴 시간 동안 수입이 없는 삶을 경험하며, 돈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의 크기를 새삼 체감했습니다. 무작정 좋아하는 일을 해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했고, 작더라도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현실적인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이 글은 수입 0원의 삶에서 작은 부업으로 다시 발걸음을 뗀 그 첫날의 기록입니다.

 

퇴사 후 6개월, 처음으로 돈을 벌기 시작한 날
퇴사 후 6개월, 처음으로 돈을 벌기 시작한 날

수입 0원의 시간, 처음으로 불안이 현실이 되다

퇴사를 결심했을 당시만 해도 ‘조금 쉬었다가 천천히 방향을 잡아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였습니다. 다행히 목돈은 조금 있었고, 몇 개월은 버틸 수 있을 거라는 계산도 있었기 때문에 초반엔 그리 큰 두려움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상황은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첫 한 달, 두 달은 '쉬는 시간'이라는 명분이 있었지만, 세 달이 지나자 통장 잔액은 분명하게 줄고 있었습니다. 가계부를 아무리 잘 써도 지출은 발생했고, 당장 큰돈이 들어가지 않더라도 고정비는 나갔습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외출을 줄이고, 식비를 줄이고, 앱 구독도 모두 끊었지만, 수입이 0원인 상태에서는 그 어떤 절약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돈보다도 '심리적인 압박감'이었습니다. 회사라는 울타리에서 나와 자유롭게 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 자유는 월급이라는 든든한 뒷받침 위에서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월급 없이 맞는 월초는 내 존재가 흔들리는 기분이었고, 계좌에 돈이 들어오지 않는 날들이 쌓일수록 내 가치도 줄어드는 것 같은 착각에 빠졌습니다.

그렇게 퇴사 후 6개월이 가까워졌을 무렵, 저는 처음으로 '돈을 벌어야겠다'는 절박한 감정에 닿았습니다. 꿈이나 방향성보다도 지금 당장 수입이 필요하다는 현실적인 이유였습니다.

 

 

처음으로 돈을 번 날: 작지만 단단한 확신

그렇게 시작한 부업은 거창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SNS에 기록처럼 올리던 그림을 작은 굿즈로 만들어 판매하는 것이었고, 틈틈이 써두었던 글을 블로그 포스트로 다듬어 ‘정보형 콘텐츠’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누군가는 취미로 넘길 수 있는 활동이었지만, 저는 이 활동들이 나에게 수입을 가져다주는 작은 씨앗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첫 수익은 충격적일 정도로 작았습니다. 온라인 마켓에서 팔린 엽서 세트 한 묶음의 순수익 1,800원. 광고 클릭 수입으로 들어온 2,400원. 합쳐도 5,000원이 안 되는 돈이었지만, 그날 받은 금액은 그 어떤 월급보다도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왜냐하면 그건 '나 혼자 벌어낸 돈'이자, 내가 만든 무언가가 누군가에게 가치를 가졌다는 증거였기 때문입니다. 그 순간만큼은 ‘나는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사람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처음으로 멈춰 있던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는 위안이 생겼습니다.

이 첫 수익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감정적인 추진력이 되어주었습니다. 이익을 떠나, ‘내가 다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자존감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그 확신은 이후의 계획을 더 구체적으로 만들게 했습니다. 무조건 큰돈을 벌겠다는 생각보다는, 작더라도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부업은 돈 이상의 것을 준다

퇴사 전에는 ‘일’이란 단순히 생계를 위한 수단이었습니다. 하지만 퇴사 후에 처음으로 시작한 부업은, 돈 이상의 가치를 저에게 안겨주었습니다. 그것은 ‘무언가를 만들고 있다는 실감’, ‘내가 사회와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 그리고 ‘내 시간을 의미 있게 쓰고 있다는 만족감’이었습니다.

물론 부업은 현실적 제약이 많습니다. 돈이 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어떤 플랫폼에서는 잘되던 방식이 금세 바뀌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수익화 과정에 너무 조급해지지 않기로 했습니다. 오히려 내가 좋아하고, 꾸준히 해나갈 수 있는 활동을 기반으로 ‘단단한 수익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는 작은 글감도 꾸준히 메모하고, 매일 블로그 포스트 하나씩 올리는 걸 목표로 삼았습니다. 짧은 글이라도 계속 쓰는 습관을 들이며, 나의 콘텐츠가 어떤 주제에서 반응을 얻는지를 분석했습니다. 수익은 아직 미미하지만, 성장의 흐름은 분명히 느껴졌습니다. 단 하루라도 내 시간을 스스로 기획하고, 결과물을 쌓아나가는 일이 바로 진짜 자립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지금은 아직 시작 단계이지만, 분명한 것은 있습니다. 퇴사 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벌어본 돈이, 내 인생의 두 번째 챕터를 열었다는 사실입니다. 그 금액이 작다고 해서, 그 의미까지 작았던 건 아니었습니다.

퇴사 후 6개월, 나는 비로소 다시 ‘일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월급의 크기가 아니라, 내가 만들어낸 무언가로 사회와 다시 연결되는 경험. 그 감정은 수입 이상의 의미를 줬고, 앞으로의 방향을 스스로 정할 수 있다는 작은 확신을 심어주었습니다. 부업은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이 아니라, 다시 시작하기 위한 나만의 방식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첫걸음을 떼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